TV가 있는 인테리어 장단점

Eunyoung Kim Eunyou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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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후반 영국에서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이 시작된 이래, 이 볼품없는 네모난 모양의 기계는 전 세계인의 여가 활동을 혁명적으로 바꿔 놓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 역시 1956년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하며 TV 시대를 열었다. 그러다가 80년대 컬러텔레비전 시대가 시작되면서 방송의 기술적 발전뿐만 아니라 대중문화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과 일반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엄청나게 커지게 된다. TV는 한때 부의 상징이기도 했고, 뉴 제너레이션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기도 하며 전성기를 누려오다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으로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서의 위상을 잠시 내려놓기도 한다. 이제 우리는 초고속 인터넷의 대중화로 노트북, 태블릿 PC, 스마트 폰 등의 첨단 기기가 텔레비전의 자리를 대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TV를 시청하는 도구는 변했을지라도 TV 드라마나 쇼 프로그램 등, TV 방송국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누리고 있다. 방송은 여론을 통제하고 조작하면서 대중을 바보로도 만들 수 있고, 대중의 알 권리를 보장하면서 공정한 프로그램을 제작·송신하면서 대중의 지적 수준을 높여줄 수도 있다. 이와 같은 TV의 유·무형적 발전 과정을 거치며 텔레비전은 이제 각 가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 그 볼품없는 디자인으로 인해 아름다운 집을 꾸미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늘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배불뚝이 브라운관 텔레비전이 날씬한 평면 TV로 대체되면서 세련된 디자인의 TV 자체가 매력적인 데코레이션 아이템이 되었고, 그로 인해 인테리어에 대한 고민도 덜어주게 되었다. 이제 집안 어느 장소에 TV를 갖다 놓아도 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전락할 일은 없으니, 어느 공간에 TV를 설치하는 것이 좋을지, 각 공간에 대한 장단점을 생각해 보고 나서 결정해 보자.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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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일반적인 모습으로 대부분 가정에서 거실에 TV를 설치하고 있다. TV가 가족의 엔터테인먼트를 담당하는 요즘의 추세에 비추어 볼 때, 거실에 텔레비전을 설치하는 것은 가족을 한군데로 모이게 하고 자연스럽게 웃고 떠들며 함께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자녀들이 자라면서 부모 세대와 프로그램 선택에 있어 의견 충돌이 생기고 오히려 자녀들을 각자의 방에서 나오지 않게 만들어 대화의 단절을 유도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 TV나 영상 매체에 노출된 아이들은 시력은 물론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져 학습 능력의 부진을 가져오기도 한다고 한다. 이런 텔레비전 시청의 부작용으로 몇몇 부모들은 거실의 중심이었던 TV를 치우고 책장을 설치해 거실을 작은 도서관처럼 활용하며, 부모가 먼저 TV 시청 대신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자녀의 독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생활 습관을 바꾸기도 한다.

침실

주로 영상 문화에 길들여진 젊은 세대들이 많이 선택하는 유형이나 부모님 세대에서도 자주 보이는 유형이기도 하다. 이유는 예전에 거실이 아닌 안방에 TV를 놓고 보던 습관으로 인해, 그리고 젊은 세대와 달리 컴퓨터보다는 주로 TV를 통해 여가를 활용하는 것이 생활이 되어서 침실에 텔레비전을 놓고 보는 경우가 많다. 침실에 TV가 있으면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밤에 잠이 들기 전까지 TV 리모컨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TV 중독에 빠질 위험이 있으며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TV 시청으로 낭비하며 정신적·육체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불을 꺼놓고 TV 시청을 할 경우, 시력 저하의 우려도 있다. 그러나 한편,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프로그램을 보며 잠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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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 텔레비전이 있는 모습은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멀티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조용한 시간을 잠시도 못 견디고 무료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요리를 하거나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마저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데, 만일 주방에 TV가 있다면 이런 사람들은 주방에 있는 시간을 즐기며 요리도 자주 할 수 있어,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자신과 가족의 건강에 더 신경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주부들의 경우, 주방에서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일을 할 수 있어 연속극의 끝부분을 놓쳐 언제인지 모르는 재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TV 앞에서 무작정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거실 텔레비전처럼 다른 가족들에게 채널 선택권을 뺏길 염려도 없어 좋을 것 같다. 스마트 키친 시스템에서는 텔레비전 화면으로 컴퓨터와 연동하여 TV 시청, 인터넷 검색, 채팅, 쇼핑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쌍방향 TV 시청을 할 수도 있다.

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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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과 욕실이야말로 예전에는 혼자 조용히 있는 것이 당연한 공간으로 여겨졌었지만, 지금은 가장 개인적인 이런 공간에서조차 음악 감상, 전화 통화, 인터넷 서핑, TV 시청 등을 하며 혼자 사색할 시간을 빼앗아 버린다. 게다가 최근의 트렌드인 건식 화장실은 어쩌면 집안에서 가장 쾌적하고 조용한 공간이기도 해, 어떤 이들은 화장실에서 공부하거나 업무를 보면 더 능률이 오른다며 대부분 시간을 화장실에서 보내기도 한다. 그래서 욕실에 TV를 두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고 오히려 일부러 TV 시청을 위해 화장실로 간다는 말도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가족에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는 집이라면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타인을 위한 배려가 꼭 필요할 것이다.

아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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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부모들의 생각에 TV를 두기에 가장 불안한 공간이 바로 아이 방일 것이다. 어린 자녀가 영상에 빠져 학습을 소홀히 할까 봐 염려가 되기도 하고, 시력, 집중력, 상상력 등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유해한 요소가 많아 부모의 시청 지도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나 청소년은 부모가 곁에 있어도 TV 시청이 스스로 통제가 안 되는 부분이 많은데, 자신들의 방에 개인 TV가 있으면 TV 시청 시간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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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서재에 TV가 있는 모습은 왠지 집중력에 방해될 것 같아 잘못된 선택일 것 같지만, 주로 작업실에서 오랜 시간 동안 고된 작업을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잠시 휴식 시간에 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텔레비전을 갖다 놓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일터에 TV가 있는 모습은 이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피트니스 룸

피트니스 룸에 TV를 설치하면 운동하면서 지루함을 덜 수 있어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 몸매나 건강관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해야 하는 사람의 경우는 운동하는 시간이 가장 지루하고 견디기 힘든 고통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운동을 하면서 재미있는 TV 프로를 시청하다 보면, 힘든 운동에 대한 관심이 TV 프로그램으로 옮겨가, 운동이 덜 고통스럽고 지루함도 덜 수 있어 운동하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미디어 룸

전문적인 미디어 룸에 TV를 설치하는 것은 영상문화에 익숙한 신세대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미디어 룸에 텔레비전을 설치하면 꼭 시청하고 싶은 경우에만 TV를 틀게 되어, 중독에 빠질 염려도 없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큰 화면과 생생한 사운드로 조용한 환경에서 몰입해서 볼 수 있어 감동도 배가된다. 미디어 룸에 위치한 TV는 비로소 있어야 할 곳에 제대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TV는 다른 영상 매체와 달리 중독의 위험이 가장 큰 매체이다. 손쉽게 접할 수 있고, 가족이나 친구 등 여러 사람과 함께 시청하는 것이 익숙해 오랜 시간 시청하면서도 혼자서 게임을 하거나 도박을 하는 것과는 달리 죄책감을 덜 느끼게 되어, 자신도 모르게 쉽게 중독되고, 때로는 가족이 단체로 중독에 빠지기도 해, 혼자서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다. TV가 꼭 있어야 한다면, 집안 어느 곳에 두는 것이 가장 현명하게 TV 시청을 할 수 있는지 반드시 심사숙고하고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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